현존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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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농다리는 금강 미호천의 지류인 세금천에 놓인 길이 93.6m 규모의 석축 교량으로서 오늘날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 제28호로 지정되어 있다. 옛 진천의 역사와 지리를 기록한 『상산지(常山誌)』(1825)에 의하면 농다리는 고려 초에 축조되었다고 하며, 이는 현존하는 우리나라의 교량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서 고대 토목공학의 발전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유산이다.



농다리가 천년의 세월을 지탱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 독특한 모양과 축조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농다리의 교각(기둥)은 세금천 주변의 천연석들을 마치 물고기 비늘처럼 서로 맞물리도록 견고하게 쌓아 만들었는데, 돌 사이사이를 다른 재료로 채우지 않는 메쌓기 방식으로 물을 투과시켜 장마철 범람에도 다리가 유실되지 않게끔 설계되었다. 또한 교각의 폭과 두께가 상단부로 갈수록 좁아지는 유선형을 하고 있어 흐르는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였다. 현재 남아 있는 교각의 높이는 수면으로부터 상단부까지 76cm, 수면으로부터 하상(하천 밑바닥)까지 76cm로 약 1.5m에 달하는데, 하상이 상승하기 이전에는 어른이 다리 밑을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퇴적 작용과 기후 변화로 인해 하폭이 좁아지고 강수량이 증가하면서 세금천의 유속이 빨라졌고, 이 때문에 농다리는 점차 유실 위험에 노출되고 있어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농다리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진천 구산동 일대에 전해 내려오고 있는 고려 무신집권기의 권신 임연(林衍, ?~1270)에 관한 설화이다. 진천 출신으로 구산동에서 나고 자란 임연 장군은 매일 아침 세금천에서 세수를 하였는데, 어느 날 건너편에서 한 여인이 세금천을 건너려고 하자 그 까닭을 물었다. 여인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친정에 가는 길이라고 대답하자 그 사정을 딱하게 여긴 임연은 용마(龍馬)에 돌을 실어 날라 여인이 세금천을 건널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다리를 용교(龍橋)라고 불렀는데, 설화가 구전되는 과정에서 용(龍)이 농(籠)으로 와전되었고, 이 때문에 농교(籠橋)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흉악무도한 난신적자로 『고려사(高麗史)』 반역 열전에 이름이 실려 있는 역사 속 임연의 모습과는 달리 설화 속 임연은 비범한 능력의 소유자로서 마을 사람들을 수호하는 영웅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몽골의 6차 침입(1254) 당시 임연은 진천에 쳐들어온 몽골군을 물리치는 데 공을 세우며 무관으로 출세하였고, 훗날 그가 무오정변(1258)에 가담하여 최씨 정권을 타도하고 위사공신의 반열에 오르자 그의 고향이었던 진천은 창의현으로 승격되었는데, 어쩌면 진천 사람들은 임연을 고을의 자랑으로 여겼을 법하다. 이 같은 역사와 전설의 간극은 그와 동시대를 살다 간 김통정의 제주도 설화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데, 당시 지방민들의 현실 인식이 중앙 정부와 괴리되어 있었음을 보여 준다.

이렇듯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농다리를 널리 알리고 보전하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생거진천 농다리축제>는 올해로 어느덧 26회째를 맞이하며 지역 연중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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