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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속문학사전: 설화 편

신방 지키는 유래

정의

왜 첫날밤에 신방을 엿보게 되었는지, 그 유래라고 이야기되는 민담.

역사

18세기 학자 이덕무의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권30 「사소절(士小節)」에 “사위를 맞아 그 사위가 사흘 밤을 잘 때 집안 부인들은 반드시 그 신혼부부의 사담을 엿들으니, 어찌 그리 누추한 짓을 할까?”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래된 풍습임을 알 수 있다.

줄거리

어린 신랑이 장가를 가게 되었다. 어머니가 ‘첫날밤에는 신부를 벗기는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아들은 문자 그대로 칼로 신부의 가죽을 벗겼다. 신부는 친정어머니에게 첫날밤에는 아파도 참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에 원래 이런 것인가 보다 하고 끝까지 참는다. 아침에 사람들이 방으로 들어가 보니 신부가 가죽이 벗겨진 채 죽어 있었다. 이후로 사람들은 혹시라도 불상사가 있을까 염려하여 신방을 엿보는 것이라고 한다.

변이

대개의 각편은 신랑이 어려서 첫날밤의 의미를 모르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국구비문학대계』에 수록된 경기도 양평 지역의 설화에는 공부밖에 모르는 아들로 나타난다. 또한 인천광역시 강화군 지역의 설화에는 아들에게 ‘각을 잘 떠야 한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백정의 아들과 연관 짓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분석

첫날밤에 신부를 각을 떠서 죽인다는 것은 아무리 허구라고 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이 신부가 참으라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죽기까지 참는다는 것도 의아하다. 조혼이라는 좋지 못한 풍습을 고발한다기보다는 어떤 민속학적 유래가 있을 것 같으나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오출세는 이것을 ‘대례 잔치 뒤의 긴장을 해소하는 일종의 주술적 혼인의례’로 보았다. 『한국구비문학대계』 설화 분류에는 ‘241-2 첫날밤에 실수한 신부’ 항에 포함되어 있으나 따로 분리해야 할 것이다.

특징

이 설화 생성의 이유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조혼 풍습의 폐해이다. 혼인의 의미를 모르는 어린 신랑이 바보로 표현되기도 한다. 『한국구비문학대계』의 강화군 설화에 “귀신이 엿봐서 새악시가 죽었단 말야.”라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첫날밤에 귀신이 해코지를 한다는 민속학적 유래가 있는 것은 아닌가 짐작할 수 있다.

의의

조선 후기 사대부가에서도 지켜지던 오래된 혼인풍속에 대한 유래담이지만 그 연관성이 적실해 보이지 않는다. 설화와 의례의 관련성에서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는 설화이다. 신부를 죽이기까지 하는 폭력성을 상징으로 이해할 때 혼인을 하게 되면 여성의 자아를 죽여야 한다고 요구하는 가부장제의 폭력에 대한 민중적 저항을 형상화한 것일 수 있다.

집필

  • 신연우(申蓮雨)/서울산업대학교

참고문헌

  • 靑莊館全書
  • 한국민간신앙과 문학연구(오출세, 동국대학교출판부, 2002년)

출처

  •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1-3, 215; 1-7, 294; 346; 2-6, 307; 8-5, 386;
  • 한국구전설화(임석재, 평민사, 1988~1993) 6, 162;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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